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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플라스의 하늘을 찌르는 고딕의 심장 브뤼셀 시청사 15년 전 벨기에로 여행을 갔을 때 그랑플라스는 내 기대보다 작은 광장이었다. 하지만 중심 광장에 서면, 하늘로 곧게 솟은 하나의 첨탑이 있는데 그건 바로 브뤼셀 시청사. 이 오래된 건축물에서 여전히 벨기에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니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왜 이 건물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에 이름을 올렸는지 그 이유를 천천히 들여다보려고 한다. 1. 권력과 상징의 건축, 100년에 걸쳐 완성된 야망브뤼셀 시청사는 14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초기 설계는 야콥 반 티넨이 맡았고, 이후 헤르만 데 보겔레가 증축을 총괄했다. 그리고 선량공 필리프의 궁정 건축가였던 얀 반 로이스브로에크가 마지막 공사를 이어받으며 오늘날 우리가 보는 장대한 형태를 완성했.. 2026. 2. 23.
사막 위로 솟아오른 인간의 야망 부르즈 할리파 모리셔스로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스탑오버로 잠시 머물렀던 두바이이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했던 곳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수식어를 지닌 부르즈 할리파였다. 건물 앞에 서서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어 보았지만, 한 화면에 모두 담기 어려울 만큼 높이 솟은 모습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올려다볼수록 끝이 보이지 않는 이 건물은 인간이 어디까지 도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구조물인듯 했다. 오늘은 사막의 꽃을 형상화한 이 거대한 마천루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1. 828m의 기록, 세계 최고층 빌딩의 탄생부르즈 할리파의 공식 높이는 828m이다. 이는 이전까지 세계 최고층 빌딩이었던 타이베이 101(508m)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이다. 단순히 ‘조금 더 높은.. 2026. 2. 20.
파리 한복판에서 건축을 뒤집은 퐁피두 센터 조승연 작가의 콘텐츠를 보고 난 뒤, 계속해서 파리 여행의 추억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 여행 중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한 건축물이 떠올랐다. 바로 퐁피두 센터.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들 사이에서 마치 미래에서 튀어나온 듯 서 있던 거대한 구조물은 당시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의 나는 이 건물이 파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왜 하필 이 도시 한복판에 이런 건축이 세워졌을까라는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퐁피두 센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 1. 도시의 심장을 흔든 파격, 하이테크 건축의 선언퐁피두 센터가 들어선 곳은 파리 제4구, 전통적인 시장과 중세적 분위기가 남아 있던 지역이다. 그 자리에 철과 유리, 강철 구조물이 외부로 노출된 거대한 건축이 세워졌다는 .. 2026. 2. 19.
고전의 심장에 세운 유리의 상징 루브르 피라미드 오늘은 평소 즐겨 보는 조승연의 탐구생활에서 조승연 작가가 소개한 파리 근황을 다룬 콘텐츠를 보았다. 벌써 15년 전, 유럽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던 시절 어딜 가나 비슷하게 느껴지던 유럽 도시들에 조금은 지쳐 있던 무렵 들렀던 파리는 다른 도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큰 기대를 안고 찾았던 루브르 박물관은 사실 박물관 앞 피라미드 외에는 또렷이 남은 기억이 많지 않다. 너무 많은 작품들에 압도당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오늘은 내 기억 속에 희미해진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그 상징과도 같은 피라미드에 대해 다시 한번 알아보려 한다. 1. 고전 궁전에 내려진 현대적 결단루브르 박물관은 본래 왕궁이었던 공간이다. 중세 요새에서 출발해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거치며 증축된 이 건.. 2026. 2. 16.
14배의 비용 논란 끝에 탄생한 기적 오페라하우스 다녀온 사람마다 너무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호주. 호주하면 떠오르는 오페라 하우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 갈 일이 요원하지만 언젠가는 갈 수 있길 바라며 오페라하우스에 대해 알아본다. 1. 식민지의 항구에서 세계 문화의 중심으로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세워진 장소는 서큘러 키(Circular Quay)다. 이곳은 과거 유럽 이주민들이 처음 정박했던 장소로, 오스트레일리아 식민지 역사의 출발점이었다. 오랫동안 시드니는 영국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의 도시, 황량한 식민지의 이미지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이 도시의 정체성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고자 했다. 문화적 상징이 필요했던 것이다.1955년 정부는 오페라하우스 건.. 2026. 2. 13.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기묘한 건축 카사 밀라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 투어를 하며 시간 관계 상 아쉽게도 먼 발치에서만 바라봐야 했던 카사 밀라. 이 건축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많은 가우디의 건축물들이 그러하듯 건물인지 조각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카사 밀라에 대해 더 알아보자. 1. 건물이 아니라 조각이다카사 밀라는 1910년에 완공된 가우디의 가장 큰 주거 프로젝트다. 당시 바르셀로나의 사업가 로제르 세지몬 데 밀라 부부의 의뢰로 지어졌지만, 결과물은 단순한 고급 아파트를 훨씬 넘어섰다. 가우디는 ‘집’을 설계한 것이 아니라,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조각을 세워버렸다.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외관이다. 정면을 보면 직선이 거의 없다. 돌은 파도처럼 물결치고, 창문과 발코니는 동굴처럼 파여 있다. 일반적인 건물은 구조가 먼저.. 2026. 2. 12.